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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독후감]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안녕하세요, 의창입니다.

오늘은 인간 실격(다자이 오사무)를 읽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느낌과 근대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소설입니다. (그런데, 자서적인 성격이 강한 것 같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1909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부끄러움을 느껴 좌익운동에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1930년 연인과 투신 자살을 기도했으나 홀로 살아남았고

1935년 맹장 수술을 받은 후 진통제로 사용하던 파비날에 중독되었습니다.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데,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정신 병원에 수용되어 크나큰 심적 충격을 받습니다.

그 후, 1948년 연인과 함께 생애 다섯 번째 자살 기도에서 서른 아홉 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이 다자이 오사무의 일생과 책에서 나오는 요조의 일생이 매우 유사하기에,

자서적인 수기느낌이 강하다고 한 것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작가의 일생이 신기해서, 한번 찾아보았는데

저의 가치관에서는 저와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술에 의존하고, 여자를 밝히고, 약에 의존하고..

아마, 문학적인 감수성이 없었다면 다자이 오사무는 그저 중독자에 불과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1945년 일본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것처럼

사회의 환멸을 느끼고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며, 무기력함을 느끼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이 책이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기도 해서 불안한 부분도 있습니다.

인간실격의 나오는 주인공의 어렸을 때 부분이, 다자이 오사무의 어렸을 때와 유사하다는 가정 하에,

비록 그가 느꼈던 인간에 대한 평가가 사이코패스 적인 관점에서의 평가였다 할지라도

이 책을 옮긴 김춘미씨의 작품해설처럼

"어떻게든 사회에 융화되고자 애쓰고, 순수한 것, 더렵혀지지 않은 것에 꿈을 의탁하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모든 것에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가는 패배의 기록인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고발"

이라고 할 수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한 번도 자기 자신에게 회의를 느낀 적이 없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편하겠지.

하긴 인간이란 전부 다 그런거고 또 그러면 만점인 게 아닐까.

모르겠다.. 밤에는 푹 자고 아침에는 상쾌할까? 어떤 꿈을 꿀까? 길을 걸으면서 무얼 생각할까? 돈? 설마 그것만은 아니겠지.

인간은 먹기 위해 산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 돈 때문에 산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

아닐거야. 그러나 어쩌면.. 아니, 그것도 알 수 없지.

[p.17]

세상이란 게 도대체 뭘까요. 인간의 복수일까요. 그 세상이란 것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무조건 강하고 준엄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여태껏 살아왔습니다만,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세상이라는 게 사실은 자네 아니야?”라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를 화나게 하는 게 싫어서 도로 삼켰습니다.(중략)

그렇지만 그 때 이후로 저는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하는 생각 비슷한 것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이라는 것이 개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예전보다는 다소 제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p.93]

세상. 저도 그럭저럭 그것을 희미하게 알게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상이란 개인과 개인 간의 투쟁이고, 일시적인 투쟁이며 그때만 이기면 된다.

노예조차도 노예다운 비굴한 보복을 하는 법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오로지 그 자리에서의 한판 승부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럴싸한 대의명분 비슷한 것을 늘어놓지만,

노력의 목표는 언제나 개인. 개인을 넘어 또 다시 개인. 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 대양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

라며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의 환영에 겁먹는 데서 다소 해방되어

예전만큼 이것저것 한도 끝도 없이 신경쓰는 일은 그만두고,

말하자면 필요에 따라 얼마간은 뻔뻔하게 행동할 줄 알게 된 것입니다.

[p.97]